2009년 11월 09일
Chelsea 1 - Man Utd 0
첼시가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역시 퍼거슨, 맨유가 너무 잘했네요. 1-0 승리에 만족합니다. 만족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확실히 오늘 경기는 첼시에게 운이 따랐다는 것도 인정합니다. 경기 전에는 홈의 이점, 부상선수 리스트, 최근 폼 등 여러 부분에서 첼시가 더 우세하다고 생각이 들어 간만에 거액을 3-0 첼시 승에 베팅하는 호기를 부렸으나 퍼거슨에게 당했네요.
엄청난 활동력으로 압박하는 맨유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데코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, 램파드는 항상 그렇듯 큰 경기에서는 너무 수비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며 볼배급을 하지 못했습니다. 발락과 에시앙은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주었지만 게임 메이킹의 역은 부진한 데코와 램파드에게 있었기 때문에 첼시는 최전선 드록바가 고립 되었습니다. 게다가 퍼디난드, 비디치 없는 맨유는 뒷공간을 비우고 앞 쪽에 진을 치는 다소 모험적인 수비전략을 택했는데 이게 적중했네요. 아넬카 없었다면 아마 첼시는 무기력한 공격만 하다가 맨유/루니에게 한 방 먹었을 듯. 어쨋든 오늘 경기의 MoM은 아넬카라고 생각하는데요, 드록바보다는 공격진영에서의 움직임이 더 좋고, 이제는 공격 왠만한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아넬카가 윙플레이는 물론, 링커, 플레이메이커까지 첼시 진영 깊숙히 내려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첼시의 신승을 견인했다고 생각합니다. 까르발료/존 테리의 컷팅도 괜찮았구요(근데 이 조합은 이제 느려서 상대편 개인기 좋고 발빠른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게 이제 다 드러난 듯)
맨유는, 일단 오늘은 그냥 루니였습니다. 호나우도와 베르바토프가 없는데도 루니 한 명이 맨유 공격을 다채롭게 했습니다. 일단 활동폭, 커버 범위가 너무 크고, 드리블부터 시작해서 패스연결, 그리고 적절한 슈팅까지 다 잘하니, 맨유는 이제 '루니의 팀'이라 해도 크게 어폐가 없는 듯. 체흐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루니에게 2실점 정도는 했겠지요. 그리고 그 다음 맨유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플래쳐. 비웃음을 받던 이 선수가 이제는 맨유의 주전이 확실합니다. 오늘 MOTD에도 특별 조명을 받았는데, 잔 기술은 없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워낙 상대편 압박하는데는 일가견이 있고, 이제는 확실히 팀플레이에도 녹아들어 오늘 맨유 중원의 중심이었습니다. 로이킨의 느낌이 왠지 나기도 하고, '강팀 상대로 할 때는 무조건 플래쳐'라고 말해도 누가 이제 토를 달지 못함.
11월에 승점 5점 차가 난다고, 맨유를 이겼다고 아직 우승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오버지만 ('리버풀이 올해도 또 우승을 못한다'오버가 아니라 fact) 귀중한 승리임에는 틀림없습니다. 안첼로티가 최소한 스콜라리보다 못한 감독이 될 가능성도 이제 없구요. 그리고 AC밀란에서 나이 많은 선수들을 트레이닝 시켜 본 안첼로티에게 발락, 데코 정도 나이의 선수들은 유망주이기에 요즘 말 많은 이적시장 문제도 걱정이 없어 보입니다. 문제라면 오히려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이 문제죠. 어쟀든 오늘은 즐거운 첼시 1, 맨유 0.
# by | 2009/11/09 09:01 | 트랙백



